책꽂이를 만들다 책과 수다

어린시절부터 책으로 가득 찬 나의 서재를 갖고싶다는 작은 꿈이 있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천장까지 그득한 책과 하루종일이라도 앉아있을 수 있을듯한 편안한 의자는 내 상상속의 꿈이었다.

어렸을때부터 책을 '읽는' 행위를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무척이나 빠르게 속독을 하게 됐고 닥치는대로 다독을 하게 되었다.
소설쪽에 편중된 지독한 편독이었지만 ^^;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인문서의 매력도 알아가고, 전공분야다보니 경영/경제서의 매력과 필요성도 느껴가고 있는데
글쟁이들의 독서론을 접하다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그야말로 읽는 것에만 집중을 해서 내게 남길 수 있는 게 없었다.
독서는 그렇게나 자산이 된다는데 우선 기억에 남지도 않으니 읽어도 읽어도 그뿐이었다.

책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기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위해 이글루를 내 책꽂이로 만들기로 했다.

적당히 가득찬 내 방 안의 책들을 이 곳에 차근차근 정리해서 꽂아두어야지.
아, 벌써 설렌다!

책꽂이 배치 책과 수다

얼마전 책꽂이 정리를 마쳤다.
아무래도 컴퓨터책상 옆, 즉 나와 가까운 곳엔 좋아하는 책들을 꽂아두게 된다.
그러다보니 현재 best 라인은 히가시노게이고, 온다리쿠에게 각 1칸씩을 배정하고 기타 일본작가들(교고쿠 나츠히코, 이시카코타로, 와카타케 나나미, 아리스가와 아리스 외)과 밀리언셀러의 소설이 있다.

히가시노게이고의 책은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본것까지 하면 국내에 소개된 전권을 읽은 셈인데
(아, 근간은 아직 못읽었다. 장바구니에만 담아둠 -_-)
이 아저씨도 참 대단하다 싶다.

이제는 이 아저씨의 패턴이 보여서 첨 작품을 접했을 때의 당황함은 없지만, 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는 여전히 대단하다.

온다리쿠도 이제는 조금 매너리즘에 빠지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자기복제를 계속한다고 느끼지만,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세계에서 나오는 작품들은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된다.
그녀가 구축한 세계가 꽤나 완벽하게 느껴져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수가 없다는 기분이 들 정도다.
마치 '금지된 낙원'의 그 숲 속 돌처럼 위험한 걸 알면서도 빨려드는 기분?

그녀 작품에 대한 나만의 작은 미스테리가 있는데,
'메이즈'라는 작품을 접하고 읽을 때 분명 과거에 비슷한 전개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강하게 났다는 거다.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냄새도 나지만, 분명 메이즈처럼 사막 한 가운데 알수 없는 미로가 나타났고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주인공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 이야기였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게다가 어렴풋이 그 책을 읽은 것은 어린시절이라는 생각도 나는데...
답답했지만 -ㅅ-; 기억이 나지 않아서 포기.

와카타케 나나미는 일상계의 신성으로 떠오르는 것 같은데 관심을 가지고 근간을 계속 기다리는 중이다.
대체 푸른 반점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건지 걱정도 되긴 하지만 -_-...
이 작가도 이야기 구성력은 대단한 것 같다.

워낙 미스테리계열에 애정이 많다보니
우리나라 책들은 상대적으로 덜 읽게되는데 최근에 읽었던 '날아라 잡상인'은 아이디어가 재밌다고 느껴졌다.

그 외에 인문쪽에도 미술이나 음악 관련 책들과 책 자체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최근에 잡아둔 책은 경제/경영서 위준데 제대로 정리를 할 수 있을지 ^^;

집의 책들을 DB화 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엄청 귀찮다.
한 번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편리하게 쓰긴할텐데...
신년 프로젝트로 2010년엔 꼭!

세후도 서점 사건메모1-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소설]

기껏 서재를 만들겠다고 호언해두고는 바쁜일을 핑계로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춥다고 차를 끌고 출퇴근을 하니 책읽을 시간은 바닥. 이 와중에 재미나 보이는 소설책을 읽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186637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 다산책방
오사키 고즈에 / 서혜영 옮김


  • 판다는 속삭인다
  • 사냥터에서, 그대가 손을 흔드네
  • 배달 빨간 모자
  • 여섯 번째 메세지
  • 디스플레이 리플레이

서점에서 일어나는 일상계 추리 소설이다.
착실한 교코와 4차원적이면서 분석적인 다에가 서점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교코는 독서가는 아니지만 착실한 문과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에는 독특하면서 손재주는 서툰 이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분적으로 문과 vs 이과의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는 두 사람의 역할이 다른 방향으로 나눠져있어
문과+이과의 협업을 보여주는 기분이다.

독서가,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작가는 서점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찬찬히 풀어두었다.

작품들의 방향이나 내용은 차이가 있는 편이다. 키워드 중심으로 구분해보자면,
'판다는 속삭인다'는 서점, 일상, 미스테리
'사냥터에서, 그대가 손을 흔드네'는 책, 미스테리
'배달 빨간 모자'는 서점의 일, 악의
'여섯 번째 메세지'는 책, 일상
'디스플레이 리플레이'는 서점, 일상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라면, 확실히 일본문학이나 일본문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가지고 있는 편이 좋겠다.
작품 속에 소개되는 겐지이야기만 해도 대략적인 얼개를 알고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소소한 차이가 있을테니까.

다섯 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지만
왠지 새끼줄꼬는 다방의 할아버지를 연상케했던 '판다는 속삭인다'를 나만의 베스트 이야기로 뽑고싶다.

후속작인 사라진 원고지도 기대된다.
...아, 책꽂이 또 한 칸 비워놨는데 책을 또 사야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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